소주·맥주 이어 위스키까지 … “가볍게 한잔만” 술병도 다이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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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맥캘란이 최근 출시한 500mL짜리 ‘맥캘란 1700 프레지던트 에디션(오른쪽). 기존 제품(700mL)보다 용량을 작게 만들었다. [맥캘란 제공]

주류업계에 병 크기 줄이기가 한창이다. 병 크기를 줄이면 재활용이 어렵고, 생산 비용이 높아진다. 하지만 음주량이 주는 추세인 데다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많은 양의 술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포석이다. 주량이 적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맥캘란은 최근 500mL짜리 ‘맥캘란 1700 프레지던트 에디션(사진)’을 출시했다. 700mL에 주력했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제품은 한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도 지난 7월부터 15년산과 18년산의 병 사이즈를 500mL로 줄인 신제품을 내놓았다. 제조사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측은 “그동안 전통을 중시하는 브랜드 특성상 700mL 패키지를 고수해왔지만, 최근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져 본사에서도 작은 포장 제품 출시에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수석밀레니엄도 프리미엄 위스키 ‘골든블루’의 병 크기를 기존 17년산 제품 패키지(500mL)보다 약간 작은 450mL로 정했다. 롯데칠성은 등산객 등을 겨냥해 ‘스카치블루 포켓(200mL)’과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180mL)’을 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 휴대용 양주의 대명사 격이었던 ‘캡틴큐’가 누렸던 인기를 다시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위스키뿐 아니라 소주와 맥주도 병 크기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진로의 ‘참이슬’은 기존 제품(360mL)보다 절반 가까이 작은 200mL 포켓 소주를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200mL짜리 포켓 소주와 미니어처 소주(120mL)로 여행객과 싱글족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하이트맥주는 기존 캔맥주의 절반 사이즈인 하이트 미니(250mL)를 출시해 여성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지금까지 캔맥주는 355mL·500mL짜리가 일반적이었다. 보해는 자사 주력 제품인 복분자주의 용량을 기존(375mL)의 절반 정도인 187mL로 줄인 제품을 내놓았다. 신동와인 등 와인업체들도 일반 제품 사이즈(750mL)의 절반 정도인 하프 보틀과 187mL짜리 미니 와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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