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등 엉뚱한 행동으로 팬을 즐겁게 하던 모습은 군에 다녀왔는데도 마찬가지였다. 한경록(베이스)은 벌떡 일어나더니 엉덩이를 내밀고 '뿡' 소리를 낸다. 유일한 유부남이자 4개월 된 아이의 아빠인 이상혁(드럼)은 "아이가 우리 나이로 두 살인데 아직 말을 못 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얼마 전 영화 '쿵푸허슬'을 홍보하러 방한한 주성치가 "크라잉넛을 만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다. 마침 휴가라 서울에 있던 한경록과 박윤식(기타)은 소속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거절했다. "별명이 주성치인 친구가 장난친 줄 알았다"는 것이다.
군 생활에 대한 소감도 약간 엉뚱하다.
"군대 갔다 오면 원숭이가 세상을 지배할 줄 알았는데 아직 아니라 다행이다""장교 이취임식이 우리 주특기였다""군악대에서 여러 음악과 악기를 접했지만 역시 로큰롤이 짱이다" "주량이 많이 줄어서 아쉽다"….
돌아온 크라잉넛은 팬들에게 공연으로 첫 인사를 한다. 다음달 26일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제대 기념 콘서트 '크라잉넛 컴백 쇼-로큰롤 파티'를 시작으로 부산(3월 5일).전주(3월 13일).대전(3월 19일).수원(3월 20일).대구(4월 5일) 등 전국을 돈다(02-522-9933). 1집 '말 달리자'부터 4집 '고물 라디오'까지 히트곡을 모아 열광적인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2월 11일엔 홍대 앞 클럽 DGBD(02-322-3792)에서 열리는 '로큰롤 댄스파티' 무대에도 오른다. '로큰롤 댄스파티'는 매주 금요일 크라잉넛.오!부라더스.락타이거.서울전자음악단 등의 공연을 보면서 가볍게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파티. 자, 이제 다시 말 달린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