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이젠 회사로 출근하지 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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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대기업들이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전천후 업무 시스템 구축에 본격 나선다. KT는 근무시간과 근무지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사내 ‘스마트 워킹’ 제도를 다음 달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SK그룹도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오피스’ 체제를 이날부터 전면 도입했다. 삼성 역시 계열사별로 ‘갤럭시S’를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속속 나서고 있다.

석호익 KT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KT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처음 경기도 분당 사옥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워킹센터’란 ▶고해상도 화상회의실 ▶타인과 차단돼 업무를 보는 ‘정숙실’ 등을 갖춘 개방형 업무공간이다. 스마트워킹을 선택한 직원들은 지금의 출근지 대신 자택이나 집 근처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KT는 우선 사원 20여 명을 상대로 이 근무시스템을 시험 가동한 뒤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2012년 말까지 전국에 30곳의 스마트워킹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석 부회장은 “사내 운용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스마트워킹 관련 시장에도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기업을 상대로, KT의 전국 유·무선 망을 활용해 스마트워킹 시스템을 구축해 주고 스마트워킹센터를 임대해 주는 등의 사업을 다각도로 준비 중이다.

스마트워킹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모바일 오피스’ ▶각종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해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 ▶집 근처 회사 공용 사무실을 활용하는 ‘스마트워킹센터’ 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KT 측은 밝혔다. 석 부회장은 “스마트워킹이 확산되면 삶의 질이 향상될 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 단축, 육아비·연료비·임대료 절감,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 350만 명이 스마트워킹 체제로 일하면 ▶효율적인 공간 이용을 통해 직접비용 3300억원을 절감하고 ▶출퇴근 시간 2만5000년 단축, 연료 2억L 절감, 이산화탄소 46만t 감축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같은 날 SK는 스마트폰 ‘갤럭시S’를 기반으로 한 그룹 차원의 모바일 오피스 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임직원은 회사가 지급한 갤럭시S를 통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e-메일·전자결재·일정관리 등 기본 업무는 물론 영업·생산 관리까지 할 수 있다. 그룹 차원의 모바일 오피스 체제 구축은 SK가 서둘러 진행하는 편이다. SK텔레콤은 계열사 중 가장 이르게 5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회사의 고창국 부장은 “전자결재 승인 시간이 평균 10시간에서 9시간으로 단축되고 전체 e-메일 중 43%를 업무시간 뒤나 휴일에 처리해 업무 효율이 5~10% 높아졌다”고 말했다.

KT의 이상훈 기업고객부문 사장, 석호익 CR부문 부회장, 전인성 GSS부문 전무(왼쪽부터)가 ‘스마트워킹’ 전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처음 스마트워킹센터를 마련해 임직원의 효과적인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손형주 대학생 사진기자]

글=이나리 기자
사진=손형주 대학생 사진기자

☞◆스마트워킹=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뜻한다. 재택근무·원격근무·모바일 오피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시스템이다.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스마트폰 등 휴대기기로 사내 컴퓨터망에 접속해 외부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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