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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친일(?) 행보'에 네티즌 논란 가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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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의 '친일파'를 자처한 가수 조영남씨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올해초 한일문화교류와 관련한 TV인터뷰에서 일본의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앞으로 친일파가 되겠다"라는 발언을 한 뒤 네티즌의 십자포화를 맞기 시작했다. 조씨는 이후 다른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일본신사참배에 대한 이웃나라들의 문제제기를 '칭얼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고, 지난주에는 이같은 생각의 전모를 담은 책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랜덤하우스중앙)도 펴냈다.

무엇보다도 조씨가 네티즌들의 강한 반감을 사게 된 것은 '친일파'라는 용어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조영남씨의 이야기가 논리에 합당한 지를 떠나서…그냥 일본을 좋아한다면 몰라, 근데 왜 하필 친일팝니까"(아이디 kanghack2)라는 문제제기다. "친일파가 뭐요. 일본을 좋아한다고 하믄 몰라도 친일파 하믄 일제시대 생각나잖아. 본뜻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오해살 수 있는 말은 애초에 가려서 합시다"(wjdghksa) "일본에서 배울건 배우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친일파라는 말을 갖다붙이는 건 언어선택이 잘못된건 아닌지..똑똑한 양반이 다른 표현을 쓸 수도 있었을텐데 무덤파시는 건 아닌가"(wonnynet) "취지는 좋으나, 많이 치우쳐있음을 느낍니다. 그것을 반드시 친일이라고 표현했어야 옳았던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길"(by_wily)"등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좀 더 격한 네티즌들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를 감안할 때 '친일파'라는 수사적 표현은 물론이고 조씨의 주장 전반을 용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해도 너무 하는군. 자기 아버지가 일제때 징용가서 죽었다면 그런 말이 나올까. 그러면 힘없고 약한 사람은 무조건 강자에게 엎어지란 말인지"(아이디 lilacc418) "그렇게 좋다는 일본이 옛날 일에 대한 반성 하나도 없이 다시 우리땅을 넘보려 하고 있는데 친일이라니요! 다시 나라 팔아먹으시려구요?"(아이디 o_ohahao_o) "일본으로 가라..정말 역사의식없는 무뇌아같다..일본이 과거 한국에 대한 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지금까지 우리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봐라. 과연 그릇이 큰 나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그 딴 친일파, 일본이 비로소 진정 큰나라로 나아간다면 해라"(아이디 rubhy4)등등의 의견이다. "반일감정 때문에 친미했다는 말은 살다살다 처음 듣는다"(아이디 garusuepa) )"미국을 추종해왔으니 이젠 일본을 추종해야 한다?? 이런 논리인가"(heecandoit)처럼 조씨의 논지 전개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조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소수이지만 일방적인 비난 대신 조씨의 본래 주장에 주목해보자는 네티즌들도 있다. "조영남씨의 발언은 금기시되고 있는 '친일'문제를 건드려서 그것을 기폭제로 한일우호를 기대하는 바램으로 말을 꺼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단어선정에 문제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요."(nismo daybook2)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본도 한류가 되기 전에 한국에 대해 잘알지 못하였듯이 지금의 한국도 사실 일본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잘 알지를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좋고 나쁘냐를 떠나 일본에 대해 알아가면서 이 문제를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nisomo) "님들 생각이 너무 흑백논리가 아닐까요.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놈들 신사참배하는데 우리가 막 욕하고 그러면 우리만 격식 낮은 넘 되는 거 당연합니다"(아이디 cu8907))"저는 조영남씨의 글에 긍정정인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15년이라는 세월을 일본에서 살다나온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일본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왔지요. 어느 나라던지, 누구던지,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치우치지 말고 서로간의 할 탓이라고 생각합니다"(ddg8298)등의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래저래 조씨의 발언은 한일관계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을 되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켠에서는 일본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다. "일본 소니가 만든 플레이스테이션2를 즐기고 코나미가 만든 메탈기어솔리드3와 위닝일레븐8을 즐기면서 욕하지. 일본에서 만든 디카, 캐논과 니콘으로 찍으면서 일본에는 너무 민감하다"(citybard)"배울 건 배우고 배척할 건 정확히 배척할 수 있는 한국, 한국인의 논평이 그립다(nasung21)"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문화교류와 역사적.정치적인 문제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 "일본이 아무리 한류한류 한국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것은 옛역사의 사죄와 무관하다"(playmyguitar)"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에게 배용준은 영원한 이찌방, 우상, 존경하는 인물일이지라도, 한국 드라마가 엄청나게 재밌다고 쳐도, 그들에게 독도는 영원한 다케시마일뿐이다. 문화적으로 아무리 가까워졌다 하더라도 정치와 역사 문제는 별개라는 거죠."(jungju8709) 등의 의견이다. 자연히 한일간의 진정한 관계개선에는 과거사 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변화가 전제되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너무 앞서간다. 아직 일본과 해결할 문제들이 한둘이 아닌데. 100년만의 친일선언이 아니라 100년후 친일선언해도 될까말까인데"(dlatnsehd1)"구시대 암울한 기억을 후대에 계속 가져갈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을 아시아 민족에게 떳떳하게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 그리고 진실된 역사를 자국민에게 교육하는 일본일 때 얘기지 ..조영남씨 너무 단적인 일본의 겉모습만 보는 건 아닌지 아쉽군요"(iooioo77)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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