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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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밤 11시20분)=너무나 아름다워서 흠모와 질시의 대상이 된 여자, 말레나. 햇빛 찬란한 지중해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여인 말레나를 사모하는 열세살 소년 레나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말레나가 집단 광기의 희생양이 된다는 비극적인 줄거리다. '라파르망'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탈리아의 모델 출신 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당당한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어느날 말레나의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마을 아낙네들은 과부가 된 말레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여자들은 그녀를 모함하고, 남자들은 여자들을 두려워해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생계를 위해 독일군에게 웃음을 판 말레나는 쫓겨나다시피 마을을 떠난다. 그녀를 연모하던 소년 레나토만이 그녀가 떠나는 길을 지켜본다. 1년 후 말레나는 마을로 되돌아오는데, 그녀 옆에는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불구의 몸으로 서 있었다.

'시네마 천국'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과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던 주세페 토르나도레가 감독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애절한 선율이 아름답기에 고되게 살았던 한 여인의 삶을 더욱 비극적으로 장식한다. 2000년작. 원제 Malena. 19세 이상 관람가. ★★★☆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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