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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흑진주 워드 'NFL 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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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한국혼을 지닌 흑진주' 하인스 워드(26·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마침내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최고스타로 공인받았다.

워드는 20일(한국시간) 발표된 2003 프로보울(NFL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 와이드리시버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NFL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프로보울에 출전한다는 것은 그가 리그 최고의 기량을 지녔음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특히 프로보울은 팬투표로만 선발되는 메이저리그나 미 프로농구(NBA)와는 달리 각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의 투표로 선발되므로 인기는 물론 기량에서 리그 최정상의 위치에 있음을 확인받은 것이다. 프로보울은 내년 2월 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벌어진다.

워드는 20일 현재 리그 와이드리시버 가운데 터치다운 2위(11개), 총 리시빙 야드 3위(1천2백5야드)를 기록, 쿼터백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목표물(패스를 받을 수 있는 리시버)로 꼽힌다.

워드는 AFC(아메리칸 콘퍼런스) 와이드리시버 부문에서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한 제리 라이스(오클랜드 레이더스)를 비롯, 올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마빈 해리슨(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에릭 몰즈(버펄로 빌스)와 함께 선발됐다.

1976년 서울에서 어머니 김영희(54)씨와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 워드 주니어 사이에서 태어난 워드는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미국으로 이주,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미국에 도착하면서 부모가 곧바로 헤어졌고 미국생활에 낯선 어머니는 양육권을 인정받지 못해 워드는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그러나 6년 뒤 자립기반을 갖춘 어머니가 워드를 찾아 키우기 시작했고 워드는 그때부터 어머니의 따듯한 정을 느끼며 바르고 곧게 자랐다.

운동에 탁월한 소질을 보인 워드는 고교시절 미 전역에서 찾아온 풋볼 명문대학의 감독들로부터 입학 요청을 받았으나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다"며 집과 가까운 조지아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지금의 포지션인 와이드리시버는 물론 쿼터백과 러닝백으로도 활약하며 만능선수로서의 기량을 뽐냈다.

워드는 99년 조지아대를 졸업하고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워드는 대학 시절부터 "프로에서 성공한 뒤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이제 미국 최고의 수퍼스타로 성장한 워드를 국내 팬들이 볼 수 있는 날이 다가온 것이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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