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대선안개판세]20% 넘는 부동층 향방에 승패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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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선 후보와 관련해 속내를 보이지 않고 있는 부동층은 대선 판세를 유동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 14일 실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지지후보에 대해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한 부동층은 16.0%로 나타났다.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부동층의 범위는 20% 이상으로 늘어난다. 유권자는 3천4백99만여명. 아직 5백만명 이상의 유권자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셈이다.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박빙의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이들이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을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거주 지역별로는 대전·충청(22.9%)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강원-인천·경기-부산·경남-서울-대구·경북-광주·전라-제주 순이다.

원적과 인구수 등을 감안할 때 서울과 충청권, 부산·경남에 부동층이 넓게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17.8%), 연령별로는 40대(21.2%)에 부동층이 많았다.

부동층에 대한 해석은 양당이 판이하다.

한나라당 이병기(李丙琪)특보는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이 의사표시를 강하게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층 속에 우리편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 야당엔 '숨어 있는 5%'가 있다"며 "이번엔 수도권·충청권은 물론 40대 이상에 부동층이 광범위해 우리 표가 10% 이상 숨어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야당의 숨은 5% 지지표 주장과 관련, "李후보를 지지하면서 숨어있는 표는 '1인치(%)'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통합21 정몽준 대표의 공조유세가 부동층 흡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동표 결집을 위해 이회창 후보의 리더십은 안정적인 것으로, 노무현 후보의 리더십은 불안한 것으로 부각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각종 광고나 지원 연설을 통해 노무현 후보의 과거발언 중 말을 바꾼 사례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새 정치 대 낡은 정치'구도를 굳히는 데 주력 중이다. 한편으론 盧·鄭공조 유세를 통한 세대교체 효과를 살려나가려 하고 있다. 20∼30대의 투표율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강민석·고정애 기자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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