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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깨진 '비방 폭로 자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비방 중단 선언 하루 만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인신공격이 재연됐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지난 7일 KBS 방송연설에서 "지난 5년 간 한나라당은 걸핏하면 영남에 달려가 지역감정을 부추겨 왔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이회창 후보는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병풍·세풍·안풍 등 각종 의혹과 관련, 盧후보는 "한나라당은 1997년 국세청을 불법 동원, 1백67억원을 모금했는데 여기에 李후보의 동생과 측근이 관여했다"며 "이외에 지난 5년 동안 李후보 두 아들의 병역시비도 끊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인옥 여사가 10억원을 받았다는 폭로에다 동생 이회성씨도 업자에게서 22억원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며 "말이 의혹이지 장부와 증인이 드러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8일 구미에서도 盧후보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계속했다. 盧후보는 이날 발표된 李후보의 전재산 헌납 선언을 겨냥, "5년 전 선거자금이 모자라 집을 팔았다던 李후보가 몇년 후 월세가 9백만원이 넘는 빌라 세 채에서 살았다"고 비꼬았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盧후보는 민주당 재산등록 때 포함시켰던 진영 땅을 이번 후보 등록시에는 제외시켰다"며 "재산은닉 의혹을 받는 盧후보가 '나는 헌납할 돈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하는 데 이는 국민이 웃을 일"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면서 南대변인은 "어떻게 하루 만에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하겠다던 약속을 뒤집는지 盧후보의 이중성과 표리부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방송연설은 비방중단을 선언하기 하루 전인 5일 녹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李대변인은 "7일 TV연설을 한 朴씨는 수험생을 둔 보통 어머니로서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의원의 동생이자 보좌관으로 연봉 5천만원을 받는 4급서기관"이라며 "신분을 감추고 정치에 중립적인 보통 학부모처럼 말한 것은 국민을 속이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남정호·강민석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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