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앓는 부·울·경 해수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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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피서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부산·울산·경남지역 해수욕장들이 쓰레기로 몸쌀을 앓고 있다.

16일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백사장은 청소년들이 밤새 터뜨리고 버린, 철사가 꽂힌 폭죽 쓰레기가 지뢰처럼 묻혀 있다. 도심의 유흥업소 밀집지역가 가까운 이 해수욕장은 청소년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 밤을 새워 백사장에서 폭죽놀이를 한 뒤 뾰쪽한 철사가 든 폭죽 쓰레기를 모래밭에 그래도 파묻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울산 동구 보건소에는 하루 평균 2, 3명의 피서객이 폭죽 쓰레기 안의 철사에 발을 찔리거나 긁혀 치료를 받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피서객이 몰리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백사장에는 새벽이면 맥주병, 음식물, 비닐봉지, 돗자리, 신문지, 나무젓가락, 담배꽁초 등이 널브러져 있다. 해운대구청은 매일 새벽부터 환경미화원과 비치클리너를 동원,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이 통닭 뼈다. 피서객들이 밤에 술안주로 통닭을 먹은 뒤 그대로 파묻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이후 지금까지 118t을 수거했다. 이가운데 성수기인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발생한 쓰레기만 72.3t에 이른다. 성수기에는 환경미화원과 자활근로자 등 100여명이 하루 평균 8t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손춘익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 팀장은 “여름에만 1000여만명이 다녀가는 해운대해수욕장은 많은 외국인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지”라면서 “쓰레기를 되가져 가거나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거제도내 해수욕장 13곳도 마찬가지다. 검은 돌멩이가 펼쳐진 거제의 학동몽돌해수욕장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나무젓가락이나 음식물 쓰레기, 비닐봉지 등이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인근에 있는 구조라해수욕장이나 와현 모래숲해변 등도 쓰레기 투성이다. 매일 오전 4시면 6개 업체 40여명의 청소원이 해변 쓰레기를 치우지만 다음날이면 그대로 다시 쌓인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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