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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 길은 무엇인가 MBC, 면암 일대기 12월 6~7일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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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대선을 앞두고 진정한 애국의 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묻는 드라마가 전파를 탄다.

MBC가 다음달 6일과 7일 방송하는 4부작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사진)인데, 일제 말 강골의 삶을 살았던 면암(勉庵)최익현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것이다. 극 중 대사인 "너희가…"는 면암이 유배지 대마도에서 곡기를 끊은 채 지내다 운명하기 직전 토해 낸 비분 섞인 외침이다.

드라마는 을사조약(1901년) 후 면암이 일본 제국에 맞서 의병을 일으켰다가 붙잡혀 대마도에 유배되는 과정 등을 그린다. 일본의 온갖 회유와 압력을 거부한 그는 의병 활동 중에 일본이 내려보낸 조선의 관군과 부딪히자 "같은 동포끼리 피를 볼 수 없다"며 투항한다. 죽음을 예견한 그는 유배 길에도 일본 흙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버선을 벗어 조선의 흙을 버선 바닥에 깐다. 그는 조선에서 가져온 한 동아리의 물만 마시면서 단식한 끝에 눈을 감는다.

당시 일본의 실력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일본의 "만약 조선에 면암 같은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더라면 일본에 먹히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필은 '조선왕조 오백년'을 썼던 신봉승 작가가 맡는다. 그의 의욕은 대단하다. 신씨는 "내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면암을 꼭 작품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해 왔다.

한편 면암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연기자로는 일찌감치 이순재씨가 낙점됐다. 또 연극 배우 윤주상씨가 이토 히로부미 역으로 오랜만에 브라운관 나들이를 하며, 김용림·남성진 모자(母子)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순재씨는 "다른 드라마 일정이 빡빡하지만 면암을 그린 작품을 만든다기에 출연을 선뜻 수락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애국에 관한 진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눈여겨 볼 만한 인물이 또 있다. '동양의 마타하리'로 평가받는 배정자란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의 수양딸로서 조선의 첩보원 노릇을 하기도 했던, 지금으로 말하면 이중간첩이라고 할 수 있다. 배정자의 비중을 높인 건 극이 지나치게 근엄해지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탤런트 설수진이 이 역을 맡았다.

최창욱 책임 PD는 "면암에 대해 '고루하다'는 평가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이 시대의 사표로 삼을 만한 애국자인 건 분명하다"며 "대선 후보들에게 애국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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