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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SK : 구조조정추진본부 변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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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SK그룹 구조본의 전신인 경영기획실은 1973년 창업자인 최종건 회장이 타계하고 2대 회장으로 고 최종현 회장이 취임하면서 만들어졌다. 최회장은 당시 그룹의 틀을 잡고 성장전략을 만들 조직이 필요하다고 보고 74년 4월 관리·기획·재정·홍보반 등 4개 반으로 구성된 경영기획실을 설립했다. 초대실장은 최무현 선경합섬 부사장이 맡았다.

최회장은 경영기획실을 만들면서 "회장은 잠들어도 기획실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모토를 설정했다. 그는 경영기획실에 대해"절대 계열사 위에 군림하지 말고, 계열사를 지원하며, 계열사 경영 현황을 전천후로 점검하라"는 운영 원칙을 정했다.

이 같은 원칙은 후에 손길승 기획실장에 이르러 'Lead(이끌고)·Help(도우며)·Check(점검한다)'라는 표현으로 발전했다.

이 때문에 SK 구조본은 '지시한다''힘이 있다'는 등의 표현을 싫어한다. 76년 조직이 커지면서 2대 기획실장을 선경화섬의 강석웅 상무가 맡았고, 이어 78년 손길승 당시 이사가 실장에 취임해 98년 그룹 회장으로 추대될 때까지 무려 20년을 재임했다.

손실장은 최종현 회장을 보좌하며 유공·한국이동통신 인수 등을 맡았다. 또 외국기업 경영기법이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SK의 독특한 경영기법인 SKMS와 SUPEX 추구법 등을 만들어 국내 기업경영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재임 중 직원들에게 "한반도 상공에 24시간 떠 있는 조기경보정찰기(AWACS)처럼 그룹을 지키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93년 손실장 아래 사업구조조정팀장으로 유승렬 전 SK사장, 재무팀장으로 김창근 현 구조본부장 겸 SK㈜사장, 인력팀장에 김대기 전 신세기통신 사장이 포진, 막강 파워를 자랑했다. 98년부터 구조조정 추진본부로 이름이 바뀌어 유승렬 전 SK사장이 2000년 말까지 본부장을 맡았고 현재 본부장인 김창근 사장은 2000년 말부터 만 2년째 근무 중이다. 구조본 관계자는 "구조본에서 그룹회장과 SK㈜의 사장 2명,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을 배출하는등 전문경영인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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