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행복한 두줄 타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6면

남들은 나를 워커홀릭(일중독자)이라고 부른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밥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두 가지 사업에 푹 빠져 살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광고를 만드는 광고기획사 일과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운영하는 부동산 비즈니스(리츠)에 인생을 베팅하고 있다.

사업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숙명인가 보다. 누가 하라고 가르쳐 준 것이 아닌데도 막연하게 어릴 적부터 사업가가 되겠다고 생각해 왔으니 말이다.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 마침내 감성적인 성격의 내 적성에 맞는 첫 사업거리를 찾았다. 광고기획사 운영. 광고주를 찾아내 그들 구미에 맞는 광고를 만들어 주는 작업이다. 그동안 구슬땀 흘리며 하얗게 지새운 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산고 끝에 탄생한 광고작품들이 신문·잡지와 텔레비전·뮤직 비디오 등에 등장했을 때의 희열과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광고주의 눈치를 살피고 그들의 요구에 전적으로 맞춰야 하는 직업의 속성 때문에 점차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겠다." 이런 강박 관념은 어느새 새로운 사업구상으로 이어졌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던가. 평소 스포츠를 함께 하며 어울리던 친구들이 부동산 비즈니스를 제안해 왔다. 더 이상 망설임은 없었다.

평소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이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처음 접하는 부동산 비즈니스는 녹록지 않았다.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빌딩을 사들인 후 자산 가치를 높이고 운영 수익을 투자자에게 되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가지 일을 다 하자니 버거울 때가 많다.두 사업 모두 파트너들과 같이 하는 작업이기에 어느 쪽도 섭섭지 않게 배려하느라 외줄타기를 하는 아슬아슬한 기분이다.

오늘도 늦은 밤 광고 작품을 마무리하고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내일은 또 누굴 만나 비즈니스를 할까." 새벽녘까지 잠 못이루는 나를 가족들은 애처롭게 쳐다본다. 힘드니까 포기하라고? 천만의 말씀. 나에게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다.

정리=유권하 기자

khyou@joongang.co.kr

강태욱

▶32세▶1992년 프랑스 경영전문대학 EST 졸업▶93∼95년 루프트한자항공 세일즈·마케팅부서 근무▶95∼96년 ㈜데코 패션 구매부 근무▶97∼98년 광고대행사 올 포스트와 킴벌리안 근무▶99년∼현재 코드 커뮤니케이션즈 이사▶2002년 부동산 자산 운영 회사 비코렉트 이사

#난 왜 투잡스가 됐나

"고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