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예의 맥을 이어온 우죽 양진니의 ‘인의예지’, 64X68㎝. [우죽서실 제공]
우죽이 10~23일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여는 개인전은 그의 열정과 전시 규모로 서단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06년 ‘한국서예 3대가전’에 초대받은 지 4년 만에 다시 대형 전시실을 가득 채우는 회고전 성격의 작품전을 마련했기 때문. 전지 29장에 쓴 노자의 『도덕경』전문을 비롯해 대필(大筆)과 한글서예까지 후학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서예의 모든 것을 망라했다. 우죽은 “글씨 공부는 죽을 때까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좋은 옛 글씨본을 꾸준히 보고 쓰는 임서(臨書)가 곧 창작이자 서도(書道)임을 깨우쳐주려고 의도했다고 밝혔다.
우죽은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으로 일할 때 국회에 청원서를 내어 대학에 서예학과를 신설하게 만든 산파 구실을 했다. 최근 복원사업으로 거듭난 경복궁의 경성전·태원전·청휘문·필성전의 현판 글씨가 그의 솜씨다. 그는 “10여 년 뒤 ‘백수전(白壽展)’을 여는 게 꿈”이라고 했다. 02-732-3325.
정재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