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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카위 群島>호젓해서 좋은 적도의 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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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하얀 백사장과 축 늘어진 야자수의 모습은 남태평양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광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태국과 마주보고 있는 말레이지아 랑카위 군도. 남태평양의 낙원으로 꼽히는 이곳에선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 모든 것이 느릿느릿 흘러간다.

아침 저녁으로 모스크(회교 사원)의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코란의 기도' 소리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 갖게 해준다.

랑카위 섬은 말레이지아 최대의 휴양지인 페낭 섬에서 북서쪽으로 1백8㎞ 떨어져 있다. 맨발로 뛰노는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갓 잡은 생선을 말리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여유와 풍요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이곳에는 소박한 말레이시아의 전통 생활이 숨쉬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제2의 페낭'을 목표로 현대화된 건물들이 들어서 과거와 현재,그리고 미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말레이반도 북서쪽에 떠있는 이 작은 섬이 요즘 동남아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열대림의 자연미는 다소 번잡한 인도네시아나 태국의 관광지와 차별된다.

랑카위는 길이 29㎞, 너비 16㎞의 작은 섬이지만 98개의 부속 섬과 함께 짙푸른 바다에 박힌 수정같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또한 대규모 해양스포츠 시설이 잘 발달돼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그동안 '전략적 휴양지'로 개발·투자한 결실이다. 반짝이는 백사장과 선홍색 낙조가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이루는 풍경은 평생 기억될 추억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색 관광은 호핑투어(hopping tour)다. 8∼12인승 스피드보트를 타고 인근 섬을 돌아보는데 4시간 쯤 걸린다. 이중에서도 가장 볼 만한 섬은 바다 위에 호수가 있는 '플라우 다양 번딩섬(임산부의 호수)'. 산정호수와 같은 아늑함에 수영도 할 수 있다. 튜브 위에 누워 한잔의 와인을 마시는 사치(?)도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여행의 보너스다. 적도를 발밑(북위 7도)에 둔 섬 치고는 그리 덥지 않고 수온도 적당하다.

수십마리의 메기가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메기 마사지'도 독특한 체험이며 야생원숭이가 노니는 섬의 숲길에서는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플라우파야 해상 국립공원 산호섬 부근까지 배를 타고 나가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랑카위 코랄'도 추천할 만하다. '물 반 고기 반'인 바다에서 열대어와 함께 헤엄치면서 새끼 상어도 구경할 수 있다. 5천여종의 물고기와 해초·화석 등을 전시한 '판타이 세낭'수족관도 인근에 있다.

랑카위=박찬영 기자

freebir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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