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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론·한미연합훈련 폐지 요구 北 "양보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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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이 우리 측의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 제의에 대해 종전보다 다소 진전된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7일 밝혀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 실무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유영철(인민무력부 부국장)대좌가 남측 수석대표인 김경덕(金景德·육군 준장)국방부 군비통제차장에게 2차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한번 논의해 보자'면서 회담 때 발표할 공동보도문안을 제시했다.

북측은 이 공동보도문안에서 예전 입장과 마찬가지로 ▶국방백서에 명기된 주적론을 폐지하고▶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토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협상의 여지가 없느냐'는 우리측 질문에 '양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쳐 협상이 순조로울 경우 이달 안에 2차 장관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북측은 특히 ▶북한의 대외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치▶상호 군사 신뢰 구축과 관련된 조치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이같은 요구를 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북측이 공동보도문안에 제시한 내용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유엔사 및 한미연합사 측과 논의한 뒤 이번주 안에 접촉을 재개하자고 제의할 예정이다.

황의돈(黃義敦)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남북 군사 실무회담 수석대표 접촉에서 제2차 국방장관 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하고 "양측은 조만간 다시 만나 논의키로 했으며, 구체적인 의제와 일시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黃대변인은 "우리 측은 지난 9월 17일 있었던 제7차 남북 군사 실무회담에서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을 제의하고 북측의 호응을 기다려 왔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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