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死後' 장학금 2題]"군복무 중 숨진 아들 기리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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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군에서 아들을 잃은 부부가 아들의 모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과 2년 휴학 중 숨진 서범기(23)병장의 부모 서민호(50·중소기업 운영)·유설자(45·여)씨는 17일 외대를 방문,기부증서를 전달하며 "아들이 저 세상에서라도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운전병이던 徐병장은 지난 6월 자유로에서 운전 도중 차가 뒤집히는 사고로 숨졌다.

부부는 아들의 영혼을 위로할 일을 찾았고, 결국 위로금 3천만원에 사재를 보태 아들의 학교에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 "학교가 너무 좋다"며 입대 후에도 틈만 나면 학교로 향하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어머니 유씨는 증서 전달식장에서 "사고 전날도 관현악 동아리의 공연 연습을 한다며 밤 늦게 돌아왔었다"며 "지금도 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흐느꼈다.

외대는 부부의 뜻을 받들어 신축 중인 본관 강의실 중 한곳에 徐병장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달고 '서범기 강의실'로 명명할 예정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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