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자매·여형사 화끈한 액션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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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버추얼 웨폰'은 홍콩판 '미녀 삼총사'랄 수 있다. 뛰어난 무공으로 숱한 남성을 무너뜨리는 여전사의 액션이 핵심이다. 당찬 여자 셋이 한팀을 이룬 '미녀 삼총사'와 달리 '버추얼 웨폰'에선 킬러 자매와 여형사가 실력을 겨룬다.

한국의 꽃미남 스타 송승헌도 가세해 흥미를 돋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송승헌에게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하면 실망이 클 수 있다. 맡은 역이 여성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아름다운 청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버추얼 웨폰'은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인 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제작비를 댄 홍콩 영화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하늘을 붕붕 날고, 벽을 올라타고, 공중에서 3백60도 회전하고, 순식간에 발을 돌려차는 등, 피아노 줄을 이용한 와이어 액션이 화려하다. 여기에 인터넷과 인공위성, 그리고 해커와 에인절(해킹 해결사) 등으로 상징되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덧씌워 하이테크풍 무술영화로 빚어냈다. '예스마담''이연걸의 보디가드'를 만든 위안쿠이(元奎) 감독의 신작이다.

볼거리를 앞세운 만큼 줄거리는 단순하다. 두 자매가 아버지를 살해한 부패한 기업가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전세계 빌딩을 연결해 한눈에 보게 하는 첨단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개발자였다. 홍콩의 스타 배우인 수치(舒淇)와 자오웨이(趙薇)가 린과 수 자매로 나온다. 이들을 뒤쫓는 홍형사에 '타락천사'의 모원웨이(莫文尉)가 캐스팅됐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킬러로 성장한 두 자매의 갈등, 언니 린과 잡지사 기자 얀(송승헌)의 사랑, 동생 수와 홍형사의 미묘한 관계 등 다양한 곁가지를 펼쳐 놓았지만 드라마 자체는 별다른 감흥을 일으키지 못한다. 얘기가 뚝뚝 끊어지고, 감성 또한 철저히 신파적이다. 미끈한 여인들의 요란스런 몸풀기를 구경한다는 점에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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