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불법 월경 이렇게 하세요" 멕시코 정부서 안내 책 발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멕시코 정부가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담은 책자를 발간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책자는 멕시코 외교부가 최근 펴낸 32쪽 분량 가이드북 '안전하게 국경 넘기'. '강은 위험하다. 밤은 피하고, 혼자서는 건너지 말라''사막에선 물에 소금을 타서 마셔라' 등등 각종 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다. 미국 이민국에 체포됐을 때의 법적인 대처 방안도 소개돼 있다.

멕시코 외교부 북미담당 게로니모 구티에레스는 "정부로서는 자국민의 희생과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인 수천명이 매일 일자리를 찾아 도보로 국경을 넘고 있다. 리오그란데 강과 애리조나 사막 등 험한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대부분은 불법 이주자들이다.

지난해는 그들 가운데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미국 불법이민반대 기구 '이민연구센터'의 존 킬리는 "직접 불법을 부추기는 내용만 없을 뿐 실제로는 미국 감시망을 어떻게 뚫고 가느냐를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