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대 신도시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일대의 주택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일산신도시 옆에 대규모 민간 ‘미니 도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은 지 20년이 가까운 일산신도시와 비슷한 지역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민간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에서 다음 달 입주하는 GS일산자이 아파트는 4683가구의 미니신도시급이다. 단지 조경에 신경을 써 2200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부동산 업계는 이 단지의 입주로 일산신도시에 치우친 기존의 주거중심축이 많이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 제공]
단지 규모에서 일산신도시(7만 가구가량)보다 훨씬 작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일산신도시에 보기 드문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데다 주택형이 대부분 전용 85㎡ 초과의 고급스러운 중대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경·커뮤니티시설 등에서도 기존 일산 아파트와 큰 차이가 난다. 일산자이의 경우 물·숲·들을 주제로 100여 개의 테마정원을 조성했다. 커뮤니티 시설로 피트니스센터·실내골프연습장·사우나실 외에 자가검진실·영어마을·사우나실 등을 갖췄다.
고양시 식사동 하나부동산 최성욱 사장은 “브랜드·품질 등이 일산 단지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보니 식사지구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일부 일산자이 주택형에는 웃돈이 붙었다. 112㎡형의 경우 분양가에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4억6000만~4억7000만원을 호가한다.
◆일산신도시 능가할까=하지만 식사동 일대는 위치에서 일산신도시에 밀린다. 일산신도시가 자유로와 지하철 3호선, 경의선전철 등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는 데 비해 식사동 일대에는 이렇다 할 광역교통망이 부족한 편이다.
교육·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에서도 일산신도시가 낫다. 이미 50만 명가량이 살고 있는 웬만한 도시급이어서 편의시설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로선 식사지구 새 아파트 입주민들은 교통·문화 등에서 일산신도시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집값이 비싸고 큰 주택형이 많다는 것도 식사동 일대 주택들의 부담이다. 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이 3.3㎡당 1200만~1300만원인 데 비해 식사동 일대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 선이었다.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일산신도시 주택수요자들로선 가격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식사동 일대가 일산신도시 못지않은 기반시설을 갖춰야 지역 주택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주변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