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급 메모리時代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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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기가란=반도체 저장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보통 신문지 3만2천장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메모리는 용량에 따라 킬로급(K)·메가급(M)·기가급(G)으로 발전했으며, 세대간에는 네배의 용량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64K, 256K, 1M, 4M, 16M, 64M, 256M, 1G, 4G 등으로 커진다. 128M·512M 등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변형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기가(Giga)급 메모리 반도체 양산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한 1기가 낸드(Nand)형 플래시 메모리를 당초 예상(2003년 초)보다 반년 정도 앞당겨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고 15일 발표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휘발성인 D램과는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남아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캠코더 등 디지털 장치에 주로 사용되며, 낸드형은 동화상·음성정보 저장에 주로 사용된다. 이번 제품은 칩 하나에 동화상 뮤직비디오 2시간 분량, CD 수준의 고음질 음악 60여곡을 저장할 수 있고, IMT-2000용 휴대전화에 적용하면 고품질의 동화상 통화도 가능하게 한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1기가 제품 양산과 함께 칩 네개를 한개로 묶는 4기가 제품의 샘플 제작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기가급 플래시 메모리 양산은 메모리반도체의 용량 대형화를 주도했던 D램의 현재 최대 생산용량이 5백12메가급이라는 점에서 비(非)D램이 처음으로 D램 용량을 앞섰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D램은 1기가에 이어 4기가까지 개발돼 언제라도 양산할 수 있는 상태지만 현재 펜티엄4 PC가 2백56메가D램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래시 메모리는 MP3 등 기존 제품뿐 아니라 디지털캠코더·셋톱박스 등 점차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어 대용량 시장이 훨씬 빨리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근 휴대형 동화상 장치의 급속한 보급으로 낸드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진동에 강해 군수장비 항공기나 산업용 중장비 등에서 기존의 하드디스크 부문에서 D램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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