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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종량제 그후 10년] 재활용 저조… 불법매립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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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철거된 건물의 폐콘크리트를 중장비로 분쇄하고 있다.[중앙포토]

2003년 한 해 전국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은 모두 5300만t. 15t 트럭에 실어 20m마다 한 대씩 세운다면 서울~부산을 80번 가까이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건설폐기물은 1999년 이후 매년 20%씩 늘어 지금은 전체 쓰레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건설폐기물의 89%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건설폐기물이 처리업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기준으로 재활용 비율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실제 재활용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한다. 재활용 비율을 제대로 계산해 내려면 건설폐기물이 처리업자를 거쳐 재생골재가 돼 다시 공사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처리업자에게 넘어간 건설폐기물은 재생골재(순환골재)로 재활용되지 않고 대부분 부지조성 공사에서 바닥을 채우는 복토재 등 저급한 용도로 사용된다. 일부는 농경지 등에 불법으로 매립되기도 한다.

건설폐기물을 제대로 재활용한다면 골재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현장의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세현 박사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골재의 최종 수요자인 설계자와 발주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재생골재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물을 철거할 때 재료별로 구분해 해체하는 기술을 개발, 건설폐기물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일 도로 등 일부 국가 발주 공사에 재생골재 사용을 의무화한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에 들어갔지만 재생골재 사용량과 비율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강찬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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