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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성적 부담 컸나 … 그랑프리·아시안게임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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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피겨 퀸’ 김연아(20·고려대·사진)가 그랑프리 대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김연아는 아이스쇼(삼성 애니콜 하우젠 2010 올댓 스케이트 서머·23~25일) 출연을 위해 19일 귀국했다. 김연아는 입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그랑프리 대회는 건너뛰기로 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일본·2011년 3월 21~27일)에는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겨울 아시안게임(2011년 1월·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에도 참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이미 초청을 받아놓았던 그랑프리 3차 대회(11월 5~7일·중국 베이징)와 5차 대회(11월 19~21일·러시아 모스크바)에 모두 불참한다. 새 시즌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를 시작하지 않았는데 세계선수권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세계선수권만?=김연아가 그랑프리를 포기한 건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올 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던 김연아로서는 행여 그에 못 미치는 연기를 할 경우 팬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이지희 전 빙상연맹 피겨 부회장은 “그랑프리 대회는 파이널까지 최대 세 차례 출전을 해야 한다. 이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무대에서 기복 없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마음대로 불참하기 어렵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는 ‘전년도 세계선수권대회 10위 안에 든 선수는 다음 대회에 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김연아는 올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지난 시즌 김연아는 전주 4대륙대회에 불참했다가 ISU 오비히로 친콴타 회장으로부터 ‘경고’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피겨계는 아쉬움=“올 시즌 1개 대회만 출전하겠다”는 김연아의 말에 국내 피겨계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랑프리에서는 관례적으로 대회에 출전한 톱 랭커 선수와 같은 국적의 심판을 초청한다. 김연아가 빠지면 한국의 상위 랭커는 곽민정(세계랭킹 48위) 정도다. 향후 국제대회에서 한국 심판이 배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한 피겨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피겨계는 김연아만 바라보고 있었다. 국제대회 출전권, 심판 배정 등은 해당국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정해진다. 피겨 관계자들은 내심 현재의 유망주들이 클 때까지만이라도 김연아가 선수 생활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는데, 김연아의 그랑프리 불참으로 피겨계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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