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따라 하면 손해는 안 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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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호 26면

지난달 말 잠시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왔다. 8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14일에는 한꺼번에 90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하루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18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덕분에 코스피지수도 모처럼 박스권을 탈출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7일 1675.65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는 14일 1758.01까지 치솟았다. 2008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 매물로 16일 1738.45까지 밀렸지만 적어도 1700선의 방어에는 무리가 없었다.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국인을 따라 하면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외국인은 정보가 빠르고 우량 종목만 골라 산다는 선입견이 있어서다. 외국인은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보다 장기 투자를 주로 한다는 믿음(?)도 널리 퍼져 있다. 지난주에도 역시 외국인의 ‘사자’는 대형 우량주에 집중됐다. 주간(12~16일)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KB금융·LG전자·LG화학이 나란히 1~5위에 올랐다. 다음은 신한지주·포스코·현대중공업·한국전력·롯데쇼핑의 순이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외국인을 따라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신문에 나오는 외국인 투자 동향은 대개 하루가 지난 것이다. 중요한 참고자료이긴 하지만 추격 매수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검은 머리 외국인’에도 속지 말아야 한다. 주가조작 세력이 해외 계좌로 외국인을 가장해 매매하는 것이다. 코스피보다는 거래 규모가 작은 코스닥시장에서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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