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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살아있는 김정일, 군복차림 동상 공개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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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모습이 처음으로 북한 군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16일 입수한 지난 5월 11일자 군 기관지 ‘조선인민군’은 1면에 김정일 군복 동상 사진을 아버지 김일성, 생모 김정숙 군복 동상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 5월 11일자 북한 군 기관지 ‘조선인민군’ 1면에 소개된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김정일 생모)의 군복 동상 사진(왼쪽부터). [연합뉴스]

이 신문에 따르면 평양 인민무력부 내에 세워진 동상 제막식에는 이영호 북한군 총참모장과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제막 행사에서 김정각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형상된 최고사령관 동지의 ‘군복상 동상’을 인민무력부 혁명사적관에 모시게 된 것은 우리 인민군대가 받아 안은 최상의 특전이고 행운”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동상의 제작과 관련해 “만수대창작사 공훈조각창작단 등에서 수령 숭배심과 충정의 마음을 다 바쳐 불과 1년도 못 되는 짧은 기간에 백두산 3대 장군의 군복상 동상을 최상의 수준에서 모시었다”고 소개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의 동상이 북한 군이나 국가안전보위부 등 공안기관 시설 내에 세워졌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과거부터 있어 왔다”며 “김정각의 연설 내용으로 미뤄볼 때 군복 차림의 동상을 처음 세웠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 탈북 인사는 “1992년 김정일의 50회 생일을 맞아 그의 동상 건립에 대한 제의가 있었으나 김정일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일성 동상은 북한 정권이 수립된 해인 48년 만경대혁명학원에 처음 설립됐고, 김정일 후계가 구축되던 72년 평양 만수대 언덕에 김일성의 대형 동상이 세워졌다. 이 때문에 김정일 군복 차림 동상 제작이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의 주도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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