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와니와 준하' 배우 연기·촬영기법 압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김용균 감독의 '와니와 준하'(15세)는 완성도에 비해 큰 반응을 얻지 못한 사랑 영화다.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를 연상시키는 내용과 세트, 애니메이션과 실사 촬영의 매끄러운 결합, 김희선과 주진모의 좋은 연기 앙상블 등 마음에 와닿는 요소가 많았기에 더욱 안타깝다.

DVD 부록도 기대를 거스르지 않는다. 감독이 고양이 사고 장면의 연출 의도를 밝히면, 촬영 장면이 이어지고, 완성된 장면이 편집된다. 와니가 일하는 애니메이션 회사 분위기 살리기, 이틀이나 걸렸다는 냉장고 앞 와니의 울음 촬영, 실사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창작 등을 본 영화의 톤대로 나직나직 들려준다.

'영화에 모든 것을 담았는데 굳이 감독이나 배우·스태프의 코멘터리(해설)가 필요한가'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DVD만의 장점을 모르거나, 영화인의 특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엑스트라 캐스팅 사연까지 밝히는 '빅터 빅토리아'(15세·워너)의 감독과 배우, 영화를 다시 보며 우는 '챔프'(전체·워너) 출연진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충실한 부록과 코멘터리야말로 영화인만이 누릴 수 있는 추억의 장이요, 팬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DVD 부록의 수준과 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마리 이야기'(전체)를 보면 영화 만드는 이에 대한 부러움이 극에 달한다.

이성감 감독의 나직한 음성에 실린 묵직한 코멘터리도 좋지만, 어린 목소리 연기진의 천진한 영화 해석과 재미있는 뒷얘기는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더욱 적합한 매체임을 확인시켜준다.

매장면을 정지시켜 간직하고 싶을만큼 그림이 아름답다고만 느꼈는데, 아이들의 코멘터리를 듣고난 후 상상의 지평이 훨씬 넓어졌음을 알겠다.'와니와 준하'와 '마리 이야기'를 출시한 엔터원은 코멘터리를 스페셜 피처가 아닌 셋 업 메뉴 안의 오디오 코너에 넣었으므로 관객들은 이를 지나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