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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사들 부럽고 자랑스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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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형편없죠. 파괴력도 떨어지고. 위협적이지 못하니 상대 수비에 걸리게 되고요. 세밀함·순발력·투지 몽땅 뜯어고쳐야 할 것 같아요."

'앙팡 테리블'고종수(24·수원 삼성·사진)의 플레이를 대한 수원 김호 감독의 평가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11개월 만의 복귀. 그로서도 팬들로서도 고대하던 일이었지만 그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했다. 몸을 사리는 듯했고,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간간이 왼발로 상대편을 제치고 센스있는 패스를 할 땐 "역시 고종수"란 찬사가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니 어떤가.

"전반 끝날 무렵부터 후반에 투입된다는 지시를 받았다. 신발끈을 고쳐 맬땐 신인 때의 떨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후반 30여분만 뛰었는데도 얼얼하다."

-지금 몸상태는.

"아직 회복이 많이 필요하다. 부상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는 거의 정상이 됐지만 체력도 많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경기 감각을 되찾는 게 시급하다."

-국가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는데.

"많은 동료·후배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는데 나도 무릎 부상 때문에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결과는 같다고 해야 하나(웃음). 부럽고 자랑스럽다. 나에게도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겠나."

-아시안게임엔 출전할 수 있겠는가.

"아직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몸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국가대표 발탁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현재로선 부상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급선무다."

-11개월 동안 어떤 생각을 많이 했나.

"축구 선수에게 그라운드가 없는 것처럼 서럽고 안타까운 일이 없다. 내가 추구하는 '창조적인 축구'도 온전한 몸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꼈다."

포항=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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