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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고시’ 준비 학원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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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이돌 스타의 꿈을 안고 댄스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음악 학원생들. ‘아이돌 고시’라는 말이 돌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김경빈 기자]

아이돌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화려한 외양 뒤에 고단한 과정이 숨어있다. 그 첫 관문이 연습생이다. 연습생 선발에만 경쟁률이 보통 800대 1을 넘을 정도라고 한다. 대중음악계에 ‘아이돌 고시’란 말이 떠도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엔 연습생 선발 오디션을 대비하는 실용 음악학원에 수강생이 몰린다. 연습생으로 첫 발을 내딛기에 앞서 훈련을 도맡는 일종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다.

최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한 실용음악학원을 찾았다. 이날 학원에선 가수 휘성의 특강이 있었다. 교복을 입은 100여명의 학원생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1999년에 설립된 이 학원은 포미닛의 멤버 전지윤을 배출하면서 아이돌 고시의 명당으로 떠오른 곳이다. 2년 전부터는 기획사 오디션을 전문으로 준비하는 ‘오디션반’을 개설했다. 이곳에 아이돌 지망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오디션반에선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보컬·댄스·DVD 영상 수업 등이 이어진다.

학원에선 1년에 두 차례 정기 오디션을 열기도 한다. 이때 가요 기획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에 띄는 수강생을 발탁하기도 한다. 최근엔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소속사인 내가네트워크가 수강생 이채원(18)양을 연습생으로 뽑았다. 이양은 “아직 데뷔한 게 아니라 연습생 생활을 잘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학원의 연습실에선 오디션반의 댄스 수업이 한창이었다. 포미닛의 ‘핫 이슈’안무를 맡았던 이수민씨가 수강생 이슬(22)씨와 오진석(15)군에게 댄스의 기본 동작을 지도하는 중이었다. 하루 네 시간씩 집중적으로 댄스를 배우는 수업이었다. 10개월째 학원에 다니고 있는 오군은 “전문적으로 오디션을 준비하고 싶어 학원에 등록했다”며 “동방신기의 시아준수처럼 실력 있는 아이돌 가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학원의 오디션반은 자체 테스트와 면접 등을 통과한 경우에 한해 등록이 가능하다. 요즘엔 부모들이 직접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느냐’고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학원의 원장이자 포미닛·비스트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이사를 맡고 있는 김형규씨는 아이돌 스타의 요건으로 ▶적극성 ▶음악적 소질 ▶밝은 성격 등을 꼽았다. 그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려면 외모나 성격의 매력, 뛰어난 음악성 가운데 최소 하나는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글=정강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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