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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 단기상품, 대출은 고정금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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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금자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각종 예금 금리가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영향이 얼마나 될지는 더 두고 봐야겠다. 시중은행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예금금리 인상을 미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대출 금리가 12일부터 바로 상향 조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금 금리, 일부만 인상”=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각 은행은 발 빠르게 대출 금리를 조정했다. CD금리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의 은행이 이번 주부터 올린다. 하나·외환은행은 12일부터 0.17%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9일 CD금리 오름폭을 그대로 반영했다. 신한·우리은행은 12일부터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포인트 인상한다. 두 은행은 CD금리의 3영업일 평균치를 적용했다. 다만 국민은행은 매주 목요일에 그 다음주 금리를 정한다. 따라서 15일 CD금리에 따라 19일부터 대출 금리가 바뀔 예정이다.

이와 달리 예금 금리 움직임은 아직 미정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은행과 농협은 모두 “이번 주 시장 상황을 봐서 인상 시기와 폭을 정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을 두고 고심하는 건 정기예금 금리를 최근에 올린 적이 있어서다. 6월 한 달간 국민은행이 정기예금(1년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0.05~0.25%포인트를 인상했다. 정기예금의 대체상품인 채권의 금리가 오르자 은행도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조정했던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만큼 예금 금리가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수신상품부 김병윤 팀장은 “3개월 미만 예금과 같은 일부 상품에 한해 금리가 조정되고, 나머지 예금 상품은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석 달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CD금리가 9일 올랐기 때문에 3개월 미만 예금 금리는 0.1~0.3%포인트 정도 오를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 밖의 상품은 은행이 수익 산출할 때 쓰는 기본금리만 바뀔 뿐 실제 고객에게 제시되는 금리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장기대출은 고정금리로=앞으로 재테크 전략은 추가로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 사이엔 한두 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리가 더 오른다면 단기상품 위주로 여윳돈을 굴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 김인응 PB사업단 총괄팀장은 “하반기에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며 “일단 3~6개월 단기상품에 돈을 넣어둔 뒤 금리 인상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가입한다면 1~6개월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회전식 정기예금도 고려할 만하다.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중 어느 쪽이 나은지는 대출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고정금리는 변동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따라서 단기에 상환할 수 있다면 여전히 CD나 코픽스 연동 대출과 같은 변동금리 상품이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5년 이상 장기 대출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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