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총장 이름딴 석좌교수직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뉴욕=신중돈특파원] 오명(吳明·62·앞줄 오른쪽) 아주대 총장의 이름을 딴 석좌교수직이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 만들어졌다. 스토니브룩은 이 대학의 4개 센터(캠퍼스) 가운데 하나로 과학분야를 중심으로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스토니브룩의 셜리 스트럼 케니 총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비크만 호텔에서 선준영 유엔한국대표부 대사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명 박사 석좌'설립 선포식을 했다.

케니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정보통신 분야를 대표함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 대학 출신의 吳박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오명 박사 석좌 기금' 으로 3백만달러(약 37억5천만원) 를 조성키로 했다. 절반은 뉴욕주립대에서 기증하고, 절반은 '오명 석좌 설립 추진위원회'에서 모금할 예정이다. 몇몇 미국 기업은 상당액을 기금으로 지원할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박성배 교수는 "吳박사의 석좌 설립은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예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스토니브룩에는 현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석좌가 설립돼 있으며 195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체니 양이 스토니브룩 아인슈타인 석좌교수다.

석좌제도는 유명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금을 조성한 뒤 능력있는 교수를 초빙, 연구활동을 돕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인이 오명 총장 석좌교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吳총장은 78년 스토니브룩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89년 5월에는 이 대학 졸업생으로는 유일하게 유니버시티 프로페서(University Professor)직을 받기도 했다. 이 교수직은 특정인을 학과나 단과대학이 아닌 대학교에 적(籍)을 두게 해 전공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스토니브룩과 아주대는 이날 자매결연했다. 두 대학은 교수 및 학생 정기 교류, 공동 연구, 각종 학술 세미나 개최, 교육 자료 및 단기 프로그램 상호 제공 등 협력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학부생들을 위한 공동 학위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아주대 TESOL(외국어로서 영어 교수 자격) 석사과정 학생이 스토니브룩에서 1년간 수학할 수 있게 했다.

스토니브룩은 기업에서 지원받은 1억달러 등으로 인터넷 분야를 선도하는 최첨단 연구소를 세우고 그 중 일부의 운영을 아주대에 아웃소싱 형태로 맡길 예정이다. 吳총장은 대전엑스포 조직위원장, 체신·교통·건설교통부 장관, 동아일보사 사장·회장을 역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