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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속도 한계… 성장세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영화의 디지털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 중 하나가 인터넷 영화다. 1999년 8월 시네파크(www.cinepark.com)가 선보인 이래 시네웰컴(www.cinewel.com)·아이시네(www.icine.com)·시네포엠(www.cine4m.com)·노상닷컴(www.nosang.com)·아이러브스크린(www.ilovescreen.co.kr) 등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는 사이트가 급증했다.

이들은 일반 극장에서 상영한 작품들의 판권을 사들여 5백~1천원의 관람료를 받고 인터넷상에서 상영했을 뿐 아니라 인터넷 전용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피도 눈물도 없이'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는 인터넷 전용 영화의 대표작으로 5백만에 가까운 접속 수를 기록했고 주인공 임원희가 이 영화로 인기 배우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imbc나 SBSi 같은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인터넷 영화를 제작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인터넷 영화는 애초의 기대만큼 뻗어나가질 못하고 있다. 인터넷망을 통한 전송속도에 한계가 있어 상영 중간에 화면이 뚝뚝 끊어지는가 하면 화질과 음질이 그다지 선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시험 운영 중인 방식이 셋톱 박스를 이용한 인터넷 영화다. 기존 방식은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뒤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보게 돼 있었다. 그러나 콘텐츠컴퍼니·하나로드림라인 같은 인터넷 회사에서 최근 도입한 방식은 보고자 하는 영화를 인터넷망을 통해 셋톱 박스에 다운로드 받은 다음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꺼내서 볼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MP3처럼 전송속도에 따른 문제가 해결돼 화질과 음질이 DVD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는 것. 사용자는 다운로드받는 작품 수에 따른 비용만 지불하면 되고 다운로드받은 작품은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도록 돼 있다.

디지털네가의 조성규 대표는 "현재 인터넷 영화사들은 성인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들 외에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셋톱 박스 방식이 정착되면 질높은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공급할 수 있어 디지털영화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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