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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기장 부근 야영장 방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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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전에서 아주리 군단을 넘어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루자'.

18일 한국-이탈리아전이 열리는 한밭벌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전 월드컵경기장 앞은 입장권을 구하기 위한 '텐트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입장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대전시는 30여만명의 외지인이 몰릴 것으로 보고 교통대책과 길거리 응원장 마련에 비상이다. 경기장이 있는 유성지역 호텔과 여관 등에는 벌써부터 경기날을 전후로 방을 구하려는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경기일의 버스·기차표도 거의 동났다.

◇표 구하기 전쟁=한국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부터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경기장 매표소로 몰려들기 시작, 15일 오후에는 1천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이 설치한 1백60여개의 텐트는 경기장 인근 장대파출소 삼거리까지 3백여m나 이어져 야영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판매 잔여분 2천6백여장이 14일 인터넷을 통해 모두 팔렸다는 월드컵 대전운동본부측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기다리고 있다.

대구에서 올라온 白모(24·대학생)씨는 "인천에서도 텐트를 치고 기다렸지만 입장권을 구할 수 없어 대전경기장으로 서둘러 내려왔다"며 "공식적으로는 입장권이 없다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현장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경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뒷거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암표 가격은 정가 12만8천원인 3등석이 1백만원을 넘는가 하면 28만8천원인 1등석도 1백20만원으로 치솟았다.

한편 한국팀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전주 월드컵경기장 입장권을 확보해둔 축구팬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국이 조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전 입장권을 산 미국인이 전주표와 맞바꾸기를 제의해 왔다"고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교통편·응원장 마련=대전시는 전국에서 축구팬 등이 일시에 몰려들 것으로 보고 긴급 교통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기 당일 경기장과 대전역 사이에 1백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철도청은 16강전 관람객 수송을 위해 서울~대전에 14편의 임시열차(1백34량·9천8석)를 편성하고 2개 열차에 6량(4백32석)의 객차를 늘리기로 했다.

대전시는 이와 함께 대전역에서 충남도청에 이르는 1.4㎞ 구간의 중앙로를 이날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차없는 거리'로 지정,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거리 응원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덕대교 주변 갑천 둔치와 서대전 시민광장에도 응원장을 만들어 대규모 응원단을 분리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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