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일보전문기자.경실련광역단체장공약검증>15. 경기도지사:'교통망 대대적 개선'財源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방과 다름없는 수도권-. 다른 지역에선 경기도를 인구·고용이 집중돼 발전이 이뤄진 곳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경기도 스스로는 서울 뒤치다꺼리에 바쁜 낙후 지역이라고 자평한다. 손학규 후보는 '경기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교통·환경 개선을 하겠다고, 진념 후보는 활력 잃은 지역경제를 살려 동북아 경제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교통불편 해소=경기도민들은 서울 가는 길이 가장 괴롭다.이 때문에 孫·陳후보 모두 과감한 교통서비스 개선을 공약했다.

孫후보는 ▶도내 전철을 두배로 늘려 24시간 운행▶서울 도심행 직행버스 대폭 증설▶경의선 복선전철화·경전철 착공 등을 공약했다.그러나 건설비가 ㎞당 5백억원이나 드는 전철 확충 예산의 조달방안이나 지사 관할이 아닌 전철운영 주체(철도청)에 "24시간 운영하라"고 설득할 방안 등이 없어 구호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전철은 야간에 선로와 차량을 점검·보수해야 하므로 24시간 운행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서울행 직행버스 증설과 24시간 운영도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버스노선 증설은 경기도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서울시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陳후보 대책도 원론적이다.서울 중심 방사형 수도권 교통망을 개선·확충하겠다는 것은 구체성이 부족하다.또 도내 환상(環狀)형 교통망 구축·확대 방안은 이미 정부가 발표한 것이다. 단기간 집중 투자로 신호체계·차로제 개선 등을 해 병목 구간을 해소하는 것은 시급하지만 먼저 지방경찰청과 협의해야 한다. 다만 직주(職住)근접 개념을 도입해 국내 일류기업 본사와 사업본부를 경기도에 유치, 직장·주거·교육 공간이 일치하는 도시로 만들어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

◇교육의 질 제고=孫후보는 학교간 시설·교육여건 격차를 해소해 교육의 질을 서울 강남 8학군 수준으로 높이고 영어 교육용 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陳후보도 특수목적고·자립형사립고·영재학교·매니어스쿨 등 특성화 교육을 확대하고 원어민 교사와 예·체능교사, 정보화교사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교육평준화의 기본틀을 흔드는 공약을 했다.

두 후보의 이같은 공약은 1천만 경기도민 전체보다 주로 신도시 주민을 겨냥한 것이다. 문제는 대규모 민간자본이 유입될 경우 공교육 영역의 왜소화를 초래해 또 다른 격차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다.

◇오염총량제 도입=한탄강 등 도내 주요 강·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우선 환경 기초시설을 효율적으로 설치·운영하고 오염원을 차단해야 한다.

지역별로 오염총량을 규제하겠다는 孫후보의 공약은 환경부 방침에 부응해 서울 외곽으로 퍼져나가는 오염을 줄이겠다는 대책으로 평가할 만하다.하지만 선출직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지역내 업체를 지사 뜻대로 엄격하게 단속할지 의문이다.

환경 개선을 놓고 타기관과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도 있다.경기도·환경부가 반대하는 화옹호 공사가 그대로 추진되고 있다. 또 수자원공사는 기회만 있으면 한탄강에 댐을 건설하려 한다. 그들과 한탄강 보존·개발에 관해 어떻게 협의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동북아 경제수도=陳후보는 ▶외자유치 활성화▶첨단대기업 신·증설▶공장건축 총량제 확대▶접경지역·대학입지 규제 완화 등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陳후보 주장대로 경기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기는 했지만 공(功)도 있다. 경기도 자연환경 보전의 근거법이 됐고, 더디기는 했으나 기업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상당수 이전했다. 경기도의 규제완화 여부는 국가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관리'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여성을 주인으로=김준기 후보는 ▶현재 46%인 보육수요 충족률을 60%로 높이고▶전체 예산 대비 0.7%선인 여성 관련 예산을 3% 이상으로 확대하며▶5.8%에 불과한 5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을 임기 중 15%로 늘리겠다며 기존 정당과 구별되는 공약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약 검증단>

▶중앙일보=음성직(교통)·김정수(경제)·신혜경(도시)·박태균(복지)·강찬수(환경)전문기자, 정재헌 기자(전국부)

▶경실련=임덕호(한양대 경제학부)·이윤구(경기대 회계학과)·구본영(안양성결대 지역개발학과)교수, 김성균 경기경실련 정책실장, 김현삼 경기경실련 사무처장

<지역별 공약 검증 게재 일자>

6월 3일=부산시장

4일=대구시장·경북지사

5일=울산시장·경남지사

6일=충남지사·충북지사

7일=인천시장

8일=강원지사·제주지사

9일=광주시장·전남지사·전북지사

10일=대전시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