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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여소야대’ 시의회에 백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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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가 시의회 사무처장(1급) 인사를 철회하기로 했다. 6·2지방선거 결과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와 협의 없이 사무처장 인사를 했다가 4일 만에 거둬들인 것이다. 오 시장이 야당이 지배하는 시의회와의 힘겨루기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향후 서울시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현 서울시 공보특보는 5일 “오 시장이 허광태(민주당) 시의회 의장 내정자와 만나 최항도 사무처장 인사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특보는 “오 시장은 허 의장 내정자와 사무처장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를 풀고 시의회의 추천을 받아 새로운 사무처장을 임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1일 행정 1·2부시장, 정무부시장 인사를 하면서 시의회 사무처장에 최항도 경쟁력강화본부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오 시장이 시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무처장을 임명했다”며 “인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시의회는 “지방의회의 사무처장은 단체장이 의회 의장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도록 지방자치법에 정해져 있는데도 오 시장이 법규와 절차를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오 시장이 사무처장 인사를 철회할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시의회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김명수 시의회 운영위원장 내정자는 “오 시장이 뒤늦게나마 의회와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시의회의 새로운 사무처장으로 김기춘 도시교통본부장과 정순구 경쟁력강화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사무처장에 임명될 경우 최 사무처장과 자리를 맞바꾸게 된다. 2급 인사 중 한 명을 전격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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