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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빡빡머리부터 아줌마 파마 머리까지.

월드컵 경기장에서 통쾌한 슛 못지않게 관중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바로 스타들의 다양한 헤어스타일이다. 축구 선수에겐 머리 모양이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지라 남다른 머리 가꾸기에 공을 들이는 선수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스타들의 헤어스타일은 새로운 유행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달아오르는 월드컵 열기와 함께 벌써부터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월드컵 헤어 스타일들을 짚어본다.

◇베컴의 '닭벼슬 머리'=환상적인 프리킥 솜씨 만큼이나 자주 바뀌는 머리 모양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 베컴이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모양의 머리를 선보일지를 두고 돈을 걸었던 영국의 도박사들 중 돈을 딴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도박사들은 잉글랜드 깃발에 그려진 세인트 조지 십자가 모양의 머리에 가장 큰 돈을 걸었지만, 베컴이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닭벼슬 머리'를 선보였기 때문.

베컴의 헤어 스타일은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준 미장 서울 청담점의 헤어 디자이너 순희(29)씨는 "며칠 전부터 '베컴 머리'를 해달라는 젊은 남자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베컴의 '닭벼슬 머리'는 록그룹 멤버들이 즐겨하는 펑키 스타일의 일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머리는 약간 길게 하고 옆머리는 자연스럽게 층이 지도록 짧게 깎았다. 머리 색은 전체적으로 옅은 갈색으로 염색한 뒤 머리 끝부분은 흰색 하이라이트로 포인트를 줬다. 헤어 왁스를 이용해 옆머리를 위로 세워 올려주고, 머리를 적당히 흐트려뜨려 자연스럽게 연출하면 베컴 머리가 완성된다.

순희씨는 "베컴의 헤어스타일은 위로 뻗친 머리 끝부분에 시선이 모여 키가 커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옆머리가 짧고 얼굴이 갸름해 보여 한국 남자에게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선수들의 '변형 바람머리'=촉촉히 땀에 젖은 굽슬굽슬한 갈색머리는 '미남 군단'이탈리아 선수들의 트레이드 마크. 미남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 등은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바람머리'보다 조금 더 길고 자연스럽게 굽슬굽슬한 '변형 바람머리'를 뽐내며 그라운드를 누빈다.

미용 업계 관계자들은 축구 실력만큼이나 출중한 외모로도 명성이 높은 이탈리아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때쯤이면, 국내에서도 '변형 바람머리'가 유행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변형 바람머리'의 연출 포인트는 머리를 아주 굵게 말아 탄력없는 웨이브를 연출하는 것. 머리는 층이 나게 자르고 끝머리는 숱을 친다.

박준 미장 청담점의 헤어디자이너 윤관(28)씨는 "누구에게나 잘 어울릴 수 있는 헤어 스타일"이라며 "머리가 좀 긴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시도해볼 것"을 권했다.

이가자 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 재클린(30)씨는 "헤어 왁스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차분하고 윤기나게 마무리하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안정환의 뽀글뽀글한 '아줌마 파마 머리', 미국 선수 코비 존스의 '레게 머리'등이 축구팬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글=김현경,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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