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들꽃 수목원에서 느리게 걷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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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느끼며 걷기 좋은 곳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경기도 양평 들꽃수목원에는 평일임에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다. 수목원 하면 산과 나무로만 둘러싸여 있어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곳 들꽃수목원은 남한강변에 넓게 자리 잡아 강과 숲이 어우러진 시원한 경치를 선보인다. 또한 대부분 길이 경사 없이 완만해 편하게 걸을 수 있고 길게 늘어선 수목들과 하늘이 조화를 이뤄 조경도 아름답다. 수목원 곳곳에는 특색 있는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고 미니 정원에는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기념사진을 찍기 좋은 예쁜 의자들이 많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탁 트인 남한강의 전경이 돋보이는 강변 산책로 강변 산책로는 사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벚꽃이 절정을 이루고 여름에는 부용꽃이 만발한다. 또한 가을에는 갈대가 자태를 뽐내고 겨울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운치를 더한다. 산책로 곳곳에 쉴 수 있는 의자들이 많이 놓여 있는 것도 특징이다.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강바람을 쐬다 보면 남한강의 멋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달아나고 마음에 여유가 생겨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전체적인 산책로 코스는 험하지 않고 규모가 적당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이 걷기에 좋다. 유채꽃 만발한 떠드렁섬의 뽕나무 숲길 강변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더 걷다 보면 떠드렁섬에 도착한다. 남한강의 상류, ‘충주 지역에서 홍수 때 떠내려 와서 붙었다’ 하여 이름 붙여진 떠드렁섬은 작은 징검다리를 기준으로 수목원과 독립되어 있다. 온 섬을 수놓은 노란 유채꽃과 남한강이 어우러진 모습은 경치 좋은 휴양지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산책로에 있는 작은 동산에는 나무 그네와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찾는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걷기가 조금 지루해졌다면 그네에 몸을 싣고 강바람과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채 꽃길을 지나면 바로 울창한 뽕나무 숲길과 이어진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뽕나무 숲으로,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보전되어 있어 철마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찾아온다. 녹음이 우거진 숲은 고요하고 한적하다. 천천히 걷다 보면 가슴속까지 상쾌해지는 삼림욕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1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남한강을 볼 수 있는 강변 산책로. 2 화단 한쪽을 가득 메운 자줏빛 튤립. 튤립 외에도 수목원에는 다양한 꽃들이 있다. 3 떠드렁섬의 작은 동산에서는 나무 그네를 탈 수 있다. 4 수목원 입구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조형물. 양평 들꽃수목원은… 약 9만9000여㎡(3만여 평)의 대지에 다양한 수목과 야생화, 허브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관람 코스뿐 아니라 다양한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어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365일 내내 연중무휴이며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 단체 방문 시에는 할인이 가능하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 210-37 문의 031-772-1800, 6618 홈페이지www.nemunimo.co.kr
아이와의 한적한 주말 나들이 장소 수목원에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대부분이다. 수목원 입구에는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네 사람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단란한 가족의 모습과도 같아 시선을 끈다. 수목원 공간은 테마별로 나누어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많다. 살아 있는 측백나무로 만든 어린이 미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 호응이 좋고, 사계절 레일 썰매나 꽃 화분 심기 등의 다양한 체험 활동은 조용한 수목원에 활기를 더해 준다. 동물 조형물이 있는 공룡알동산과 피크닉장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 서울에서 한 시간, 용이한 접근성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 방면에 위치한 양평 들꽃수목원은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여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 발견하고 찾아오는 이들도 있지만 입소문을 듣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카메라를 들고 수시로 찾아오는 단체와 개인 등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 젊은 대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까지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찍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올 7월에는 지하철 중앙선 오빈역이 개통돼 자가용이 없어도 찾아갈 수 있어 이곳을 찾는 발길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역에서 수목원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 교육의 장, 자연생태박물관 수목원 중 자연생태박물관이 있는 곳은 양평 들꽃수목원이 유일하다. 박물관 1층에는 수년간 수집해 온 국내외의 다양한 곤충과 민물고기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평소 접하기 힘든 곤충들의 생김새나 특징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2층 과학관에는 빛이 나는 형광석이나 물고기 화석 등 교육에 유익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외에도 자연 생태계의 정화 능력을 보여주는 수생식물원에서는 초어를 비롯한 수련과 연꽃의 성장 과정을 볼 수 있고, 허브 및 열대온실에서는 다양한 식물을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의 생태 교육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넓은 잔디밭으로 꾸며진 피크닉장이 나타나는데,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해 나들이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녀도 위험하지 않고 규모가 커 공놀이처럼 가벼운 놀이도 가능하다. 떠드렁섬의 안쪽에도 비슷한 잔디밭이 있는데 이곳은 수목원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으로 특별한 가족 모임이 있을 때 이용하기 좋다. 또한 자연생태박물관 옆에 위치한 어린이 정원은 작은 놀이터로 이루어져 있어 수목원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친숙함을 준다.
1 잔디 피크닉장에 세워져 있는 코끼리 조형물. 2 사계절 레일 썰매를 타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 3 자연생태박물관의 전경. 오른쪽의 나비는 재활용 소품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4 자연생태박물관의 곤충 관찰 코너. 5 어린이 정원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6 수목원에서는 꽃 화분 심기 등의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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