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철통 경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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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월드컵 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군 당국의 육·해·공 입체적 대테러 대비태세가 개막식 이틀 전인 29일부터 본격적으로 갖춰진다.

군 당국은 월드컵 축구대회가 지난해 9·11 테러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치러지는 대회인 점을 감안해 테러 예방 및 억제를 위한 각종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상암경기장 등 국내 10개 월드컵 축구경기장의 상공에는 경기 시작 두시간 전부터 종료 한시간 뒤까지 KF-16 전투기 두대가 배치돼 초계(哨戒)비행을 한다.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장 반경 32㎞ 내(비행금지구역은 9㎞) 공중을 물샐틈없이 지키는 것이다.

경기장 주변에는 휴대용 대공미사일 '미스트랄'이 배치되고, 인근 지역의 방공포부대는 천마를 비롯해 나이키·호크미사일로 대공 방어망을 구성한다.

또한 패러글라이더와 무선조정 모형항공기 등 저고도 비행체를 이용한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육군항공의 UH-60 헬기가 체공감시를 한다.

KF-16 전투기가 초계비행을 하는 시간 동안은 비행장 주변 상공에 '비행금지공역'이 설정돼 허가받지 않는 모든 비행체의 운항이 금지된다.

주일 미군이 보유한 E-3A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의 한반도 상공 감시도 강화된다.

이같은 공중 대비태세의 지휘소는 오산의 중앙방공관제통제소(MCRC).한반도 상공의 모든 항공기의 움직임을 24시간 내내 감시하는 MCRC는 월드컵 기간 중 육군의 지역사단과도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한다.

지상테러에 대비하는 시스템도 완벽하게 가동된다.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거친 특전사 707부대를 비롯해 해군 UDT/SEAL 등 대테러부대가 테러 발생시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비상대기한다.

특히 생화학테러에 대비,'생물학정찰차'와 'KM9 제독차량' 등이 10개 개최도시에 배치됐고 대회 기간 중에는 최신형 '이동식 생화학 탐지장비'를 갖춘 미군 1개 소대도 함께 근무한다. 이와 함께 해상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해군 전투함과 초계기가 투입돼 24시간 동·서·남해를 감시하고,경기장 인근의 해상 경계전력도 대폭 강화된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주한미군·미 중앙정보국(CIA)·일본 방위청과 '핫라인'을 설치,대테러 공조체제를 가동하면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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