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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지니가 본 서울 음식점 문화 - 식사를 경기하듯 순식간에 뚝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외국 음식에 보수적인 한국인=서울에 정통 외국요리 전문점이 늘긴 하지만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산낙지·개고기·뱀술 등을 먹을 땐 대담하던 한국인의 입이 한반도 밖에서 건너온 요리를 탐험하는 덴 꽤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가치 무시한 10% 봉사료=주로 호텔 이야기인데 서비스가 훌륭하든 형편없든 간에 일괄적으로 봉사료 10%를 내야 한다. 손님이 음식을 직접 떠다 먹는 뷔페 식당조차 봉사료를 받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주방에 갇힌 주방장=주방장이 주방에서 나와 손님에게 말을 걸거나 직접 요리해 주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을 직접 살필 수 있는 기회인 줄 모르나 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어린이 사랑'=외국인들은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놀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종업원들이 시뻘건 숯덩이가 담긴 불화로나 펄펄 끓는 찌개그릇을 들고 다니는 데도 부모들은 수수방관한다. 정말이지 아찔한 순간을 많이 봤다.

▶식사 장소는 육상 경기장=식사하는 모습이 속도 경쟁을 벌이는 것같다. 젓가락질이 어찌나 빠른지 눈깜짝할 사이에 음식이 사라진다. 서울의 삶이 시간에 쫓기는 과열경쟁이지만 식사는 절대로 운동경기가 아니다.

▶합법화 필요한 '핫도그'=핫도그는 개고기를 말한다. 개고기 반대론자들은 한가지 윤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것은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음성적으로 도살하는 일이다. 소·돼지고기처럼 표면으로 드러내 합법화한다면 푸아그라(프랑스의 거위 간 요리, 간을 키워 잡기 위해 사료 과잉 투입)를 먹는 외국인들도 불평할 대상을 잃게 된다. 개고기 소비 합법화를 옹호하는 것은 맛 때문이다. 참깨와 마늘이 들어간 전골은 맛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Bon Appetit!(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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