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안SW STG社 이수동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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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9·11 테러 이후 보안·안보 관련기업은 큰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국무부의 조달물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보안·안보분야의 소프트웨어·솔루션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시스템구축(SI) 업체인 STG사(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의 이수동 회장(53·사진)은 요즘 정보기술(IT)업계의 전반적 부진 속에서도 급속한 사세 확장을 이뤄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李회장이 1986년 창업한 STG는 지난해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1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조달 물량이 늘면서 이 분야 선발업체로서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미 8군의 경보시스템·작전 시뮬레이션 등의 개발을 맡고 있는 보안·안보업체 ICT를 인수했다. STG는 ICT 인수로 인해 미국 내 정부조달분야 기업순위가 62위에서 45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STG는 최근 국무부가 발표한 지문·홍채인식 기술을 이용한 비자인증 개선사업에도 참여키로 돼 있다.

물론 그도 초기에는 안보관련 산업의 속성상 한국기업인으로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낯선 한국인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에 컴퓨터 실력 하나로 버텼고, 결국 백악관 내 실력자들이 성실성과 기술력을 인정해 지원하게 됐죠."

회사가 번창하자 증시에 상장하자는 증권사들의 제안도 밀려들고 있다. 이 회장은 그러나 "2년쯤 뒤 회사 매출이 3억~4억달러 정도되면 상장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79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98년에는 세계적인 회계법인인 언스트&영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인'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한국의 소프트웨어·시스템 업체들을 미국 조달시장에 연결시켜주는 글로벌 비즈니스그룹 프로그램도 벌여나가고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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