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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코피예프 大作 '전쟁과 평화' 국립오페라단서 국내 초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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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는 생전에 자작 오페라 '전쟁과 평화'(1942년)를 여러 차례 상연했지만 전곡 상연은 한번도 하지 못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외에 50명이 넘는 성악가들이 출연해 70여개의 배역을 소화해야 하는 데다 13개의 장면을 모두 무대에 올리면 4시간 20분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아리아 한 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성악가도 14명 이상 필요하다.

1946년 모스크바 말리 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을 때도 제1부만 상연됐다. 13개의 장면이 '삭제'없이 상연된 것은 59년 볼쇼이 극장 무대가 처음이다(46년 이후 프로코피예프의 모든 작품은 소련에서 연주가 금지됐다).

올해 시즌에 '전쟁과 평화'를 상연하는 극장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2~3월)와 LA 오페라(10월)다. 모두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와 영화감독 출신인 안드레이 콘찰로브스키 연출의 키로프 극장판이다. 지난해 시즌 마드리드 왕립오페라(4월), 런던 로열오페라(7월)에서 상연된 '전쟁과 평화'도 같은 연출이다. 얼마나 대작인가 하면 '전쟁과 평화'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덕션으로 꼽힐 정도다. 작곡자의 의도대로 4시간 20분이 넘는 대작을 생략 없이 무대에 올리는 게 요즘의 추세다.

국립오페라단(단장 정은숙)이 오는 6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전쟁과 평화'는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의 수석 연출가 게오르기 안시모프(80·러시아)가 지난 85년 체코 프라하 국립오페라에서 처음 선보인 버전. 13개의 장면을 그대로 살리되 드라마 측면에서 지루한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 2시간30분으로 줄였다. 최승한 지휘의 코리안심포니가 반주를 맡고 소프라노 이화영·이현정(나타샤), 바리톤 장유상·우주호(안드레이), 테너 김남두·이칠성(피에르 백작), 베이스 김요한·변승욱(쿠투조프 원수)등이 출연한다. 공연개막 오후 7시30분. 일 오후 4시. 02-586-5282.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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