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前서울음악방송 會長에 김홍업씨 18億 맡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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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金鍾彬 검사장)는 1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이 2001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모두 18억원을 거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면>

김성환씨는 이 돈을 빌렸다가 갚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홍업씨의 돈을 받아 세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홍업씨의 범법 혐의를 캐고 있다.

검찰은 특히 홍업씨에게서 김성환씨에게 넘어간 18억원 중에 1997년 대선자금 잔여금 외에 건설회사와 유통업체로부터 들어온 돈이 섞여 있는 것을 밝혀내고 이 돈의 성격과 거래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18억원의 조성 경위와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홍업씨의 자금 관리에 관련된 김병호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을 이틀째 소환했으며, 홍업씨에게 돈을 건넨 S유통 관계자들을 불러 홍업씨의 이권 개입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성환씨는 "홍업씨로부터 ▶2001년 1월 10억원▶같은해 10월 5억원▶올 1월 3억원 등 모두 18억원을 빌린 뒤 2001년 4·10·11월 모두 세차례에 걸쳐 15억원을 갚았으며, 나머지 3억원은 아직 갚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1월과 10월 홍업씨에게서 金씨에게 넘어간 15억원은 현금과 97년 대선을 전후해 발행된 수표가 뒤섞여 있는 데다 1천만~5천만원씩 수십개의 다른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온 점을 중시, 대가성 있는 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金씨가 홍업씨의 돈을 세탁한 것인지를 캐기 위해 金씨가 홍업씨에게서 받은 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와, 홍업씨의 돈 조성 과정에 金씨가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박재현·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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