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음에 지친 매향리 주민에 작은 음악 선물 오늘'매향리 음악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0년 가까이 주한 미군이 공군 사격장으로 사용해온 매향리에는 봄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실개천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매화 향기 대신 포연이 허공을 감도는 이곳에 연일 계속되는 폭격 연습에 따른 소음 때문이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 손실뿐 아니라 고혈압·스트레스·수면장애 등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본다.

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리는 '자유와 평화-매향리 음악회'는 소음으로 지쳐 있는 매향리 주민들에게 음악으로나마 작은 위로를 주자는 취지에서 매향리 주민대책 추진위원회(위원장 전만규)가 뜻있는 정치·문화계 인사들과 더불어 마련하는 공연이다. 이번 음악회가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승화되었으면 하는 소망도 담겨 있다.

이번 공연에선 소프라노 김인혜(서울대 교수)·테너 최승원·바리톤 우주호 등 정상급 성악가들과 실내악단 '화음(畵音)' 등이 출연해 추모와 위로의 뜻을 담은 종교음악과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한국가곡 '청산에 살리라', 구노의 '아베 마리아',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김성기의'현을 위한 아리랑'등.공연 수익금은 전액 주민대책추진위원회 기금으로 사용된다. 02-3417-0746.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