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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목표 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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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휴대전화·TV 등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내놓으며 주가도 약세다. 4월 말 13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최근 9만원 중반대로 하락한 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2분기에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특히 휴대전화에 이어 TV 사업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유럽 TV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했다. 서유럽지역 LCD TV 시장 점유율은 2007년 1분기 9.2%에서 올 1분기 19.7%로 뛰어올랐다. 동유럽까지 포함하면 LG전자의 LCD TV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유럽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그간 LG전자의 성장 동력으로 부각돼 왔다. 하지만 남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럽의 긴축 움직임에 소비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유로화 가치도 떨어져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한발 밀린 것도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타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39.7% 줄어든 295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5만6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27.5% 떨어뜨렸다. 현대증권도 최근 LG전자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낮췄고, 하이투자증권도 12만9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장윤수 연구원은 “TV 사업의 경우 구조적인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환율이라는 외부 충격의 영향이 컸다”면서 “악영향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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