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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꾼이 國樂카페 열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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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는 록 카페나 재즈 카페는 많지만 판소리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쉼터가 없어 국악카페를 열었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 '류(流)'라는 국악카페를 지난 1일 연 오윤(吳潤·38)씨.

吳씨는 "국악이 대중화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이 우리 소리를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국악 인구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카페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카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30여평 규모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국산 차 향기와 부드러운 국악의 선율이 흘러 나와 손님들을 차분하게 만든다.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이 카페의 탁자 등 집기와 실내장식 소품은 곡선을 띠고 있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여기선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한 시간여 동안 전북대·우석대의 국악과 학생들이 공연한다. 판소리와 거문고 연주는 吳씨가 직접 맡는다.

吳씨가 국악을 시작한 것은 남원여중 1학년 때다. 남원 용성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에 소질이 있어 KBS합창단원으로 활동하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국악반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소리에 대한 '끼'를 발휘한 그는 남원여고를 거쳐 한양대 국악과에 진학했다. 1983년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부 판소리 부문에서 차상을, 전국 국악 경연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吳씨는 강도근·김소희·오정숙씨 명창 등을 사사했다. 88년 '심청가' 독주회 등 세차례의 발표회를 했고, 정동극장 지도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5년 동안 국악의 외길을 걸었다"며 "국악의 본고장이자 내 고향이나 다름없는 전주에서 공부를 더 한 뒤 공연 연출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카페가 국악인은 물론 일반인들이 우리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연주공간으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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