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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고? 말잃은 중계방송 …北주민들 결과도 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젯밤 북한 전역에 북한과 포르투갈 경기가 생중계 됐습니다.

북한이 월드컵 본선 경기를 생중계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44년만에 갖는 리턴매치에 북한의 중계진은 포르투갈의 호날두 봉쇄가 승패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조언도 잊지않았습니다.

경기 초반 북한팀이 아까운 찬스를 놓치자 중계진의 탄성도 터져 나왔습니다."

[조선중앙TV] "슛, 정말 시원한 차넣기 였는데"
[조선중앙TV] "슛, 아, 머리받기(헤딩) 완전한 기회였는데."

포르투갈의 첫 골이 그물을 가른 순간엔 긴 탄식이 흘렀습니다.

[조선중앙TV]"아, 뽀르뚜갈(포르투갈)팀에서 16번 선수가 득점을 했습니다."

다소 낙관적으로 진행하던 중계는 그러나 후반들어 포르투갈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북한 중계진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조선중앙TV] "또, 뽀르뚜갈(포르투갈)팀에서 득점을 했습니다."

포르투갈이 일곱번째 득점을 올리자 북한 중계진은 아예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화면엔 현장음과 부부젤라 소리만 흘렀습니다. 우리로 치면 방송사고인 셈 입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한 중계진은 이번엔 북한이 몇대 몇으로 졌는지 경기 결과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조선중앙TV] "후반전 경기가 끝났습니다. 경기에서는 포르투갈팀이 이겼습니다."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됐음에도 이를 외면한 북한 중계진은 포르투갈이 승점 4점을 얻었다는 짧막한 멘트를 끝으로 부랴부랴 생중계를 마쳤습니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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