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대신 음악' 이집트 한인들 클래식 송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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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한국 대사관에서 교민들을 위한 송년회가 열렸다. 그러나 술은 일절 제공되지 않고 한국 가곡 등 클래식 음악만이 울려 퍼졌다. "무더운 사막에서 1년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최승호 대사의 인사와 함께 송년음악회는 시작됐다.

이날 초청된 카이로 오케스트라의 현악 4중주단은 모차르트의 '소야곡',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등을 연주했으며 마지막 곡은 신귀복의 '얼굴'이었다. 모처럼 들은 한국의 가곡은 테러 공포에 시달린 중동의 교민들을 푸근하게 해주었다. 200여 교민은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연호했다. 앙코르 곡은 '그리운 금강산'이었다.

간단한 저녁 식사 후 열린 이날 음악회에 대한 교민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술과 지나친 여흥을 금지하는 이슬람 사회가 갖는 특성에 맞는, 뜻깊은 송년모임이었다"고 한인회 고상원 회장은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한국 음악과 클래식을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이집트인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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