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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수술 1만3천건… 세계 최다 국민훈장 무궁화장 받는 김진복 원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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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암은 결코 불치병이 아닙니다. 암 예방 생활수칙과 조기검진에 주력하면 대부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암 퇴치에 힘써온 공로로 6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는 백병원 김진복(69·金鎭福)의료원장은 국민들이 암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金원장은 지금까지 1만3천1백50건의 위암 수술을 집도해 이 분야 세계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였던 그는 1998년 정년퇴임했다.

"고기를 굽기보다 삶아 먹고 싱겁게 먹는 것으로 위암 발생률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는 수술 외에 면역 증강제와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해 3기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면역화학 수술요법을 창시하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40명에게만 부여되는 미국외과학술원의 종신 명예회원인 그는 정년 퇴임 이후 대한암협회장과 로터리클럽 회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7억원의 사재를 서울대 및 대한위암학회에 연구비로 지원했다.

현재 그의 관심사는 대북 의료지원사업. 그는 지난해 평양대 의대를 방문해 북한의 위암 환자를 직접 수술했다.

당시 15만달러 상당의 수술기구를 기증하고 돌아온 그는 올해 1월 말 B형간염 백신을 들고 두 번째 북한을 찾았다가 과로로 쓰러졌다. 병명은 급성 심근염. 한 달 가까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한 지 며칠 안돼서인지 얼굴이 핼쓱하다.

"북측에서 제공한 벤츠를 타지 않고 일부러 버스를 타고 7박8일간 사리원의 유치원 등 이곳 저곳을 다녔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를 무릅쓰고 난방이 안되는 곳을 다닌 게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술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퇴원한 지 불과 보름밖에 안됐지만 다음주부터 서너 건의 위암 수술을 집도할 예정이다.

그는 외과의사가 수술장을 떠나는 의료 현실과 관련해 "암 수술 의사가 놓는 바늘 한 뜸의 진료비가 성형외과 의사와 비교하면 고작 10%에 불과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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