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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2억, 코픽스로 바꾸면 연 192만원 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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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지난해 8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산 윤모(41)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구입 당시보다 집값이 15%가량 떨어지자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은행 대출 이자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윤씨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데 이자는 별로 줄어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윤씨는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된 주택대출상품을 선택했고, 대출 조건은 ‘CD금리+연 2.32%의 가산금리(은행 이윤)’다. 현재 CD금리가 2.45% 수준이기 때문에 윤씨는 연 4.77% 수준의 대출금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어드바이서리센터 팀장은 “2%대 이상의 가산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라면 올 2월 출시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며 “최근 코픽스 대출금리가 2월에 비해 연 1%포인트 가량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2억원을 대출받은 윤씨가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에 문의한 결과 윤씨는 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월 16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급여 자동이체와 신용카드 사용 등을 통해 은행 우량 고객이 된 윤씨의 경우 코픽스 대출상품으로 갈아탄다면 연 3.81%(6개월, 신규 기준)의 이자를 내면 된다. 기존 대출에 비해 연 0.96%포인트, 금액으로는 연 192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올 8~9월까지 CD 연동 대출상품에서 코픽스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고객에 대해서는 중도상환 수수료(대출 잔액의 0.5%)를 물리지 않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

그러나 모든 대출자에게 갈아타기가 좋은 건 아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 전에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가산금리를 1% 미만으로 책정한 경우가 많아서다. 2007년 1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아파트를 살 때 2억3000만원을 CD 연동 방식으로 대출받은 강모(44)씨는 요즘 연 3% 초반대의 이자를 내고 있다.

씨티프라이빗뱅크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아파트값이 꼭대기였던 2006~2007년 하반기에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지금처럼 집값 하락기 때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는 것은 좋은 조건으로 빌렸기 때문”이라며 “1% 미만의 가산금리라면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달 경기도 용인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 신모(43)씨는 은행들이 낮은 집단대출금리를 제시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살던 집이 안 팔려 새 아파트에 당장 입주하기 어려운 입장인데 은행들이 분양가의 60%를 연 3% 후반대의 금리로 빌려주겠다고 제시한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은행이 입주 아파트에 집단으로 빌려주는 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아 한도가 넉넉하고 조건도 좋은 편”이라며 “금리 조건이 좋은 집단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 기존 대출금을 일부 갚는 것도 이자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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