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화] 공포 소설 세 작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 악령으로 부활한 모녀가...

모녀귀,이종호 지음,황금가지,9천원

방송 프로그램 PD로 일했던 저자의 경력이 십분 발휘돼 마치 한 편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소설은 Y읍 Y여고 여학생들이 하나둘씩 끔찍한 형태로 피살되면서 시작한다.계속되는 피의 축제는 이 마을 사람 전체가 가담했던 어떤 살인사건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때 숨진 모녀가 악령이 되어 30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독특한 것은 이 악령의 부활이 바로 학교에서의 왕따 행위,즉 또 다른 범죄에 고통스러워 하던 아이들의 기도에 의해서 일어났다는 점이다.배제와 차별의 사회를 살인의 형식으로 복수하는 사회심리극적 요소가 강하다.

*** 외계인과 싸우는 네 친구

드림캐처(전4권),스티븐 킹 지음,김현우 옮김,창해,각권 7천5백원

쓰는 작품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이름에우선 미더움이 느껴진다. 이 소설도 현재 영화로 제작 중이며 모건 프리먼이 냉혈 군인 커츠역으로 나올 예정이다.현실에서 좌절한 네 명의 친구가 사슴 사냥을 떠나 겪는 끔찍한 체험담이다. 외계의 침략에 맞서 싸운다는 소설의 설정은 다분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반면 인간들 내부의 대립에 초점을 맞춰보면 작가는 아마도 악하게 사는 인간들이 불러들인 악령으로 외계인을 설정한 듯 하다. '드림캐처'란 나쁜 꿈을 쫓아준다는 인디언 걸개 그림을 뜻한다.

*** 방학때 요괴 유혹에 빠져

시간의 도둑,클라이브 바커,소서영 옮김,황금가지,9천원

스티븐 킹에게서 "호러의 미래를 보았다"고 극찬받은 저자는 단순한 줄거리 속에서도 쉴 새 없이 공포와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교 가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한 소년이 어느 방학날 요괴의 유혹에 빠져 현실 세계를 넘어 '휴일의 저택'이란 곳에 갔다가 한 눈 판 사이 30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는 게 소설의 줄거리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시간의 흡혈귀와 사투를 벌인다는 설정은 위반과 처벌,그리고 속죄의 과정이라는 이야기의 보편성을 띠고 있다.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