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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컵] "쿠바도 못 이겨?" 맥빠진 히딩크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이게 한국 축구의 진면목이라면 월드컵 16강이라는 목표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패서디나 로즈보울 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대회 D조 예선 2차전에서 졸전 끝에 약체 쿠바와 득점없이 비겼다.

쿠바와 똑같이 1무1패에 득실차(-1)까지 같았으나 다득점(한국 1, 쿠바 0)에서 앞서 조 2위로 겨우 8강에 턱걸이했다. 한국은 28일 오전 5시 C조 1위 멕시코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미국과의 1차전보다 훨씬 더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였다. 특히 전반 초반에는 남미식의 짧고 정교한 패스를 구사하는 쿠바의 공격에 몇차례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제대로 된 슈팅 한번 못하던 한국은 전반 20분여가 지나면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선홍이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어갔다.

전반 21분 쿠바 진영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황선홍이 수비수 두명 사이로 찔러준 볼이 이천수에게 이어졌으나 이천수가 슛한 공은 골대를 한참 넘어가고 말았다.

32분에도 황선홍과 이천수가 2대1 패스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으나 슈팅 직전 최종 수비수가 한 발 앞서 걷어냈으며, 종료 직전에는 이천수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역시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공격수들의 골 결정 능력이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들어 김도훈과 이을용을 투입한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정교하지 못한 패스와 슛으로는 골을 넣기에 역부족이었다.

후반 26분 이영표-최용수에 이어 박지성이 날린 슛이 그나마 가장 위력적이었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쿠바의 밀집수비 숲에서 몇차례 문전 혼전을 거듭했으나 공은 골대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패서디나=장혜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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