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기독교인 위한 차 한 잔 … 이를 소개하는 책 한 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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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차의 계절이다. 절기상 곡우(4월 20일 전후)에 극세작을 따기 시작해 5월 하순인 지금은 중작을 거둘 시기다. 대부분의 사람은 차를 불교문화라고 생각한다. 맑은 차 한 잔을 생각하면 어느 선방에 들러 맑은 풍경 소리와 함께 녹음을 즐기며 스님의 덕담을 경청하는 풍경부터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의 새로운 행다례 25』는 독특하게도 기독교인들을 위한 차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기독교차문화협회 박천연(65) 회장과 (사)한국차인연합회 김태연(61) 부회장 부부다. 김태연씨는 기독교인이면서 35년간 차 문화를 연구해 온 다도인이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차 문화=불교문화’라는 오해를 풀고 싶었다”며 “예(禮)를 중시하는 차 문화를 통해 이웃과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존경과 사랑으로 복음을 전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주문화를 건전한 차 문화로 대체하고 싶다”는 것도 책을 엮은 이유다. 육신이 맑고 건강한 상태에서 기도하자는 것이 기독교 윤리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에게 술은 멀리해야 할 대상이다. 김씨는 “음주·음란 문화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레 차 문화를 익히게 한다면 건강한 사회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책 내용 중 아이들을 위한 부분에서 ‘다도’라는 말 대신 ‘차놀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말했다.

『한국의 새로운 행다례 25』은 기독교인들에게 정확한 차 지식을 전하고 현대 생활에 맞게 즐길 수 있는 25종류의 행다(行茶)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행다’란 차를 우려내고 대접하며 마시는 전 과정을 통틀어 말한다. 구성은 크게 두 가지다. 부활절·추수감사절·성탄절 등 기독교의 주요 행사 때 차를 마실 수 있는 ‘기독교 행다법’, 가족모임·소풍·손님맞이 등 생활 속에서 편하게 차를 접할 수 있는 ‘일양 행다법’이다.

꽃꽂이 연구가이기도 한 김태연씨는 차 한 잔과 어울리는 꽃꽂이를 소개한 『다화』, 테이블 세팅법 150가지를 소개한 『한국의 아름다운 찻자리』를 낸 바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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